오늘(7일) 민우회는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김기덕의 3억 손배소송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은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 여경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요. 피소 당사자인 민우회의 공동대표 미몽이 발언하고, 이어 김기덕에게 피소되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MBC<PD수첩> 박건식 피디가 발언했습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남순아 성평등위원의 발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이상길 수석부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상담팀장,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상임대표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미투운동에 대한 백래시로 규정하며 사건 지원단체에 대한 소송을 강력히 비판하였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기자회견문 전문을 아래 첨부합니다. 발언문 전문은 첨부파일을 확인해주세요!
[기자회견문]
김기덕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미투운동에 대한 백래시다
피해자의 편에서 연대하는 우리들의 싸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될 것이다
김기덕 감독이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우리는 2017년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김기덕사건에 함께 대응해왔다. 이는 영화계의 잘못된 연출 관행을 바로 잡고, 모든 영화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그러나 김기덕은 이러한 문제적 행위들을 사과하고 돌아보기는커녕 지원단체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우리는 수많은 피해 증언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사과나 성찰도 없이 역고소로 대응하고 있는 김기덕의 행보에 분노한다.
지난해에도 김기덕은 피해자와 MBC <PD수첩>을 상대로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결과는 당연히 원고 패소였다. 검찰은 피해자의 증언과 방송의 내용이 허위 사실로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기덕은 거기에서 멈추어야 했다. 그러나 김기덕은 다시 한 번 진실을 덮으려는 그릇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기덕의 행위는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한 반격이다. 우리는 2016년 ‘#○○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으로부터 2018년 ‘#MeToo’ 운동까지 이어지는 국면 속에서 수많은 가해자들의 도발을 경험하였다. 고은은 피해자를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안희정은 피해자의 조력자에게 모해위증죄 고소를 하였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대학교수들은 피해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모두 가해자의 편이 아니었다. 심지어 감옥에 간 자도 있다. 이번 소송의 결과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기덕은 이번 소송의 책임을 온전히 지게 될 것이며 무고한 시민단체를 공격한 후유증을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명예가 누구에 의해 훼손되었는지 돌아보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남아있는 일말의 명예라도 지키고 싶다면 여기에서 멈추어야 한다.
수많은 가해자와 맞서고, 수많은 피해자에 편에 선 연대하는 우리들의 싸움은 이정도로 멈춰지지 않는다. 김기덕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는 것이다.
2019년 3월 7일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
언론에서 성폭력사건에 대한 보도 시 '강간'을 '성폭행'이라고 표기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 기자회견에서 언급되는 피해자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은 촬영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피해 외에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기덕 감독을 법적고소한 사건입니다. 때문에 해당 사건에 대한 보도시 '성폭행'으로 표기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므로 해당 표현은 사용하지 않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