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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강간문화의 카르텔:언론의 젠더감수성과 저널리즘 윤리
조회수:173
2019-05-13 16:05:17

얼마 전 기자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버닝썬 등 불법촬영물 영상을 공유하는 대화가 이뤄졌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기자 단체 카톡방에 “성관계 영상 좀”, 미디어오늘, 2019년 4월 19일)

 

(이미지출처: 미디어오늘)

 

이후 경찰에서 내사를 착수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 사건은 일부 기자의 '탈선'이 만들어낸 우연한 사건이 아닙니다.

그동안 ‘취재’라는 이름하에 한국사회의 강간문화를 방조하고 때로는 공모해왔던 우리 언론의 관성이 만들어낸 예고된 일입니다.

민우회는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함께 긴급 토론회를 열고, 언론 생태계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발제자 김이숙님은 

공유된 무관심이 어떻게 깨지지 않고 수십년 간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며,

기자사회 내에 존재하는 강간문화에 대한 묵인을 깨고

언론의 젠더/인권 감수성을 고양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공유된 무관심이란 한 사회, 하나의 문화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서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고 문제제기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자 단톡방에서의 동영상 불법유포 사건은 연예인 단톡방, 대학생들의 단톡방과는 또다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던 공유된 무관심으로 이어져온 기자들의 행태는 과거 술자리 음담패설과는 다른 결을 지닙니다.

 

강간문화가 디지털공간으로 이동하면서 그 내용은 기록으로 남고, 그 발언은 지속성, 빠른 공유, 일상성을 갖게 됩니다. 

반복적으로 그 문화에 노출되고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문제의식이 낮아지기도 하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기자가 어떻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자사회는 원래 그런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언론은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인데, 이를 만들고 형성하는 존재로서의 기자의 역할이 있지만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공유된 무관심으로서의 '강간문화'가 어떻게 형성/유지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언론환경의 변동, 시장주의, 인권/젠더 감수성 부족 모두 살펴봐야 합니다.

 

젠더감수성을 고양하기 위해 여성주의적 관점의 저널리즘 윤리 도입, 언론생태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널리즘은 생물이고 치열한 정치의 영역입니다.

여성들의 행동으로 만들어진 외부적 자극 등이 필요합니다.

 

 

첫번째 토론은 고이경 DSO 활동가가 해주셨고, 제보를 받아 공론화하게 된 과정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제보받은 기자 단톡방은 A~D방이 있었고, 이 중 D방이 디지털성범죄가 일어나는 곳이었습니다.

정보요청이 이루어지면 이 정보들은 유희로 소비되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이루어진 불법동영상, 자랑용으로 단톡방에 공유를 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자들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은 왜 없는지 의문입니다.

단톡방의 기자들은 취재라는 명목으로 불법촬영동영상을 컨텐츠화해서 디지털 성범죄의 도구로 사용이 했습니다.

주요한 정보를 다루는 기자들이 왜 개인정보보호 교육에 대해 이수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사 내규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윤리의식 교육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토론은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님이 해주셨습니다.

 

사건이 공론화되고, 청와대 청원에 올라가고, 경찰에서 내사를 착수했습니다.

겉으로보면 사건이 잘 해결되는거 같은데 이것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채널A의 경우 정준영 사건 단독보도를 하면서 피해자 직업을 공개하고, 김학의 사건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연합뉴스의 경우 김학의 사건관련 고화질 영상을 입수했다며 자극적인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성폭력사건에 대한 보도가 문제가 되면 "실수이고 재발방지 힘쓰겠다"고 말하고 또다시 문제를 반복합니다.

 

이와같은 언론사들의 문제는 단 회의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부적 토론과 합의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또한 문제를 인식한 구성원이 있음에도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구조가 있다면, 조직문화점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부고발자가 있어 이 기자 단톡방 사건이 알려질 수 있었던 것 의미가 있으나

이에 대한 기사는 단 한건이었는데, 내부의 문제를 쉬쉬하는 언론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강간문화의 한 조각일 뿐입니다.

밝혀지지 않은 많은 사건이 있을 것입니다. 

사건이 있었다는 것, 사건이 밝혀졌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세번째 토론자 김경희(한림대 교수)님은 

 

이 사건이 보도가 되지 않은 것자체 놀라웠습니다.

많은 기자들은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 있고, 기자들의 이런 문화가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성중심적 저널리즘행태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비윤리적인 남성중심문화, 여성기자를 배제하는 문화에 관해 20년전에 쓴 논문을 이제 또 이야기해야 한다는게 씁쓸합니다.

 

이번 사건은 비윤리적 언론 관행, 기자 전문성, 언론의 역할 등에 문제제기할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함께 고민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기자 대상 윤리교육으로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성기자, 학자들의 역할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내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네번째 토론은 현장에서 성차별적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김효실님(한겨레 기자)께서 해주셨습니다.

 

기자 단톡방 사건 기사제목을 보고 선뜻 클릭을 하지 못했다. 제목만 봐도 사건을 알 것 같았다.

언론이 강간문화 카르텔 주요주체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불편해 하는 구성원이 있을수 있지만, 카르텔의 일원이 됨으로써 얻는 이득이 있기에 이것이 지속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포털에서 클릭수를 올리기 위해 ‘여성의 몸’ 사진을 이용해 왔다. 이것이 카르텔이다.

 

한겨레는 삼십년동안 내부의 성차별 문화를 바꾸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성폭력사건 가이드라인도 차근히 만들어 왔다.

이런 움직임이 현재에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내부에서 계속 이야기를 해왔지만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언론인의 기본적인 자질과 전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언론의 전문성과 가장 결부되는 것은 언론인의 윤리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언론이 성찰할 환경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성찰하지 않는 언론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섯번째 토론은 방송기자연합회 안형준 회장, 여섯번째 토론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오정훈 위원장님이 해주셨는데요.

두 분 모두 구성원 중 가담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해주셨습니다.

오정훈님은 "보도가 젠더 관점으로 이루어졌는지 스크리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후기로 모든 내용을 전해드리지 못했지만,

긴급토론회를 계기로 토론회의 제목처럼

언론의 강간문화 카르텔을 부수고, 언론이 젠더감수성과 저널리즘 윤리를 갖추게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