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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건강팀 세미나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후기!
조회수:114
2020-05-08 14:04:22

올해 건강팀 두 번째 세미나는 바사, 노새, 영지, 미몽이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마야 뒤센베리 저/김보은, 이유림 역/윤정원 감수)를 읽고 3차례 걸쳐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건강팀 사업 '여성들의 의료경험 이야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참고 자료를 얻고,

구체적 사례를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의료계의 구조적인 성차별 행태들을 여러 통계와 실험을 통해 고발하고

여성이 진료, 치료 등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에서 받은 불이익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책입니다.

 

 

책은 총 3부로

1부 '눈 감고 무시해온 구조적 문제'에선

지식의 간극과 신뢰의 간극으로 인해 여성이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 

 

2부 "‘남성 중심’ 체계 속에서 사라진 여성"에선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응급 상황에서 여성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의료계에 대한 비판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가 진단을 받기까지의 긴 여정.

 

3부 '히스테리라는 이름으로 방치된 질병들'에선

만성통증 등 여성이 더 많이 걸리는 여러 질병이 정신에서 나온 게 아니라 연구가 부족해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질환이거나 

사소한 아픔으로 치부해 외면당한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남녀 모두 심장질환이 사망원인 1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병이라는 편견이 작동해 같은 기저증상을 보여도 여성은 심장질환 진단이나 검사권유 확률이 더 낮다. 그 뿐만 아니라 항우울제를 처방받거나 정신과로 보내질 확률이 높다.

심장마비를 호소하는 환자 중 오진으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환자는 여성이 남성의 7배에 이른다고 한다.

수많은 약이 임상시험에서 여성을 배제해 여성의 50~75%가 약의 부작용을 더 많이 겪는다.

식품 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시장에 나온 신약 중에서 ’용인할 수 없는 건강 위험 요소’가 있어서 1997년에서 2001년 사이에 판매중지된 신약 열 가지 중에 여덟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위험하다.

여성의 증상은 우울, 불안,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며 자주 무시된다. 또는 호르몬의 영향이라며 환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지 않거나 검사하지 않는다.

 

 

 

팀원 자신의 이야기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의료경험, 아픈 경험을 말하고

테드강연이나 다큐멘터리, 기사를 찾아 공유하면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ง •̀_•́)ง

 

 

[책과 같이 본 영상]

테드강연 <왜 약은 종종 여성에게 위험한 부작용이 있는가?>

다큐멘터리 <Unrest>

영화 <브레인 온 파이어>

 

 

 

세미나에서 이런 이야기도 나눴습니다.(*☌ᴗ☌)。*゚ ▼▽▼▽

 

- 2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짧게 공유해 주세요.

 

"의학계 내에서도 편견이 주요하게 작동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책에 나오는 재키님의 사연을 보면 흑인이니 약물중독자 취급하다가 직업(교수)을 말하니 변하는 태도를 보면서요"

"저는 여성의 사망원인 1위가 심장질환인지 몰랐어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많이 모르더라고요."

 

 

- 여성과 남성은 생물학적 차이가 있을까요?( •́ ̯•̀ ) 있다면 얼마나(어떻게) 있을까요? (ㆆ~ㆆ)a 

 

"생물학적 여성이 더 자주 걸리는 병이 존재한다는 사실(생식기관관련 질병 제외)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생물학적 차이로 생긴 질병이 아니라 차별과 다른 생활양식 때문에 생긴 질병을

의사들이 호르몬(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런 차별들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은 동등하다, 라는 구호를 계속 되새겨왔는데, 질병이나 호르몬 이야기를 듣다보면 생물학적 차이가 두드러지게 인식되며,

'아니 이쯤되면 다른 동물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성차에 얼마나 주목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차이이고 어디서부터 차별인지 경계에 대한 고민이 든다."

 

 

 

-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에서 여성분들에게 이런 질문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심장질환이 여성의 사망원인 1위인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의료진이 자신의 이야기를 정말 믿어주는 것 같았나요?

여성이 더 많이 걸리는 질병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자가면역질환)

건강염려증으로 오해받기 싫어 연기한 적이 있나요?

 

 

 

- 의사... 신뢰하시나요?

 

"의사들이 나이대에 따라 다른 진료를 하는 걸 보면서 신뢰가 잘 가지 않았다."

"의사를 신뢰한다기 보다 나보단 그래도 의사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맘에 간다.

하지만 최근 병원에서 아프다고 말했음에도 엑스레이상 문제가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_=..믿어도 될까,,,? 생각이 들었다"

"측근이 쓰러져 병원에 갔는데 바로 온갖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수면 부족으로 밝혀졌다. 이런 과잉진료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활동가들의 감명깊게 읽은 부분감상평을 들어볼까요~? (。•̀ᴗ-)✧

 

 

팀원1

 

- 의료기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경험한다. 응급실에서 복통 치료를 받기까지 남성은 49분이 걸리지만, 여성은 65분을 기다려야 한다. 심장마비가 온 젊은 여성은 집으로 돌려보내질 확률이 7배나 더 높다. 여성은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더라도 병을 진단받기까지 더 오래 기다리고, 때로는 이 기간이 수년을 넘어가기도 한다. 남성과 비교할 때 뇌종양에서 희귀한 유전 질병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진단을 받기까지 더 오래 걸린다. (18쪽)

- 수많은 질병의 유병률, 심각도, 증상, 위험 요소에서 성·젠더 차이가 관찰되었다. 간단히 몇 가지 사례만 들어보자면, 여성은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남성보다 2~10배 더 높다. 여서은 남성보다 좌뇌에 뇌졸중이 왔을 때 언어능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폐암에 걸린 여성은 남성보다 흡연율이 현저히 낮다. 여성은 심장마비가 올 때 가슴 통증을 느끼지 않는 일이 더 흔하다. (69쪽)

- 성·젠더의 차이는 수많은 약에 대한 반응, 즉 몸이 약에 반응하는 과정인 약동학과 약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인 약력학에서도 나타난다. 여성은 항생제, 항우울제,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 다양한 약으로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위험이 남성보다 크다. 베타 차단제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효과가 좋다. 우울증에 걸린 여성은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더 잘 듣는다. 남성은 여성과 반대다. 여성은 전신 마취에서 남성보다 빨리 회복하지만 부작용은 더 많이 겪는다. (69쪽)

- 수많은 약이 여성을 대상으로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거나, 여성을 대상으로 했더라도 차이점을 드러낸 증거가 무시됐다. 그러니 남성과 비교할 때 여성의 50~75%가 약의 부작용을 더 많이 겪는 것도 당연하다. (71쪽)

- 퇴행성관절염, 만성 요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편두통은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 여성은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두 배나 높고, 대부분 지속적 통증을 동반. 여성은 간질성 방광염을 앓으면서 방광 통증을, 측두하악관절장애를 앓으며 턱 관절 통증을, 섬유근육통에 걸려 온몸에 통증 겪을 확률이 최대 네 배 높다. (249쪽)

- 의학은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처리하려 했고, 원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환자를 정신과로 보내버렸다. (255쪽)

 

최근에 귀에 염증이 생겨 이비인후과에 다녀왔습니다. 의사와 진료한 게 채 30초가 되지 않았어요.

제 앞뒤에 대기환자가 한 사람도 없었는데도!

김무성의 노룩패스 급으로 무성의하게 끝난 진료를 보며 허무함과 의사란 직업에 대해, 환자라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몇 달째 코로나19로 고생하고 계신 전 세계 의료진의 기사를 보며 새삼스레 의료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 의료진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이 샘솟는 한편, 여전히 떨쳐낼 수 없는 의료계(시장)에 대한 불신 같은 게 늘 있는 것 같아요.

 

한편, 저는 꽤 오랫동안 심장 부근에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을 간헐적으로 느끼고 있는데요.

10대 때는 병원에서 심전도검사도 해보았지만 모든 결과는 ‘이상없음.’ 의사는 ‘심장이 등반가처럼 아주 튼튼하다!’며 돌려보냈습니다.

잠시 걱정은 덜었지만, 식은땀이 날 정도로 단발적이고 간헐적인 가슴 통증은 계속 이어져 최근엔 스스로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의료 안에 얼마나 뿌리 깊은 성 차별과 편견이 자리할 수 있는지 미국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약물이나 병에 대한 발견, 진단, 연구, 치료가 얼마나 백인남성 위주로 되어 있는지 서술한 부분들이 인상 깊었고,

그저 ‘동등한 인간이다’라고 생각했던 여성과 남성에게 같은 질환이 어떻게 다른 증상들로 발현되는지,

예를 들어 심장질환이 발현되는 양상에 어떤 성차가 있고, 그 차이를 어떻게 의료계가 편견으로 인해 차별로 만드는지를 보며

확실히 여성이 아픈 일(질병과 고통)은, 질병 그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편견과 성차별과도 싸워야 하는 고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어떠할지, 비교연구조사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여성들의 의료경험을 모아보기로 한 우리 프로젝트가 어디로 가 어떤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한 마음과 함께 소감을 닫습니다.

 

+ 책을 읽는 동안 같이 본 <Unrest>라는 다큐와 <브레인 온 파이어>라는 영화도 이 후기를 읽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실 보는 동안 병원비가 걱정되는 마음을 걷어내느라 애를 무진 썼답니다만... 의료계가 자신들의 현재 기술로 풀지 못한 모든 병을 정신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희귀질환을 앓는 여성, 이상이 있어도 기본적인 검사결과 모두 ‘정상’일 때 얼마나 손쉽게 ‘환경변화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퉁쳐지는지, 아직 이름 모를 고통을 앓고 계신 분들과 곁을 지켜주는 이들에게 건투를 빌게 되었어요.)

 

 

 

팀원2

 

글 마무리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인터뷰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의료체계 안에서 배회하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해줄 충고가 있는지 물었다.

‘자신의 몸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여 봐요.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자신을 믿으세요. 자신을 의심하는 대신 다른 의사를 찾아가요’

 

연초부터 띄엄띄엄 최근까지 장기간에 걸친 치과치료를 받았는데 이렇게 길~~게 치료를 받기까지 항상 패턴이 있었다.

A 치아가 아파요라고 말을 하면 진료 과정에서 치아를 두드리며 통증의 정도를 묻는 질문을 받는다.

최대의 통증이 10이라면 나는 대략 6~9사이를 통증의 정도를 보였고 통증 때문에 그쪽으로는 아예 음식물을 씹지 못했다.

그럼에도 성인으로 보여야 할 인내심과 참을성을 장착하고는 최대한 정중하게 통증의 정도를 표현하면 내 의사표시보다는 담당선생님 본인의 진료판단에 더 중점을 두는 듯 “상태를 좀 더 지켜보자”라는 말과 함께 다음 번 치과진료를 예약하는 일이 잦았다.

아픈 것을 최대한 전달해도 이미 얘기 끝났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 웃고 있는 선생님을 보며 계속 치료받을 텐데 인상서 좋을 것 없다 싶어 그렇게 다음으로 미루다 결국 어느 날 밤, 치료 중인 윗니와 아랫니가 닿아 통증에 못 이겨 무의식에 벌떡 잠이 깬 그날이 되어서야, 급하게 예약을 앞당겨 치료도 받고 약을 조제 받았던 적이 있다.

미국의 의료제도 안에서 여러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던 환자의 의료경험을 정리한 책이라 한국의료현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한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책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젠더 편향적인 임상시험(비만이 유방암과 자궁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에서 여성이 0명, 여성의 심장질환 예방 임상시험에 남성8,341명을 대상으로만 연구를 했다는 것 등)으로 여성은 그동안 치료를 장담할 수 없는 약을 먹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의료계의 고정관념으로 쌓여진 의료지식들이 어떻게 여성 환자의 이야기를 믿지 않게 만들어 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을 덮을 즈음엔 왜 환자로서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번 정도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팀원3

 

여성건강역사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하고 만나는 모든 여성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많이 걸리는 질병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의료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미국 기준 통계나 실험을 많이 인용해 쓴 책이기 때문에 한국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겠지만 사실 별반 다를 바 없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의 의료접근성이 더 좋지만 여성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여기나 거기나 같지 않을까 하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여성의 말이 ‘믿어지지’ 않고 발언하기도 힘든 현실에서 여남 모두 같은 서비스를 받는다는 게 가능할까요?

 

저는 최근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의 권력이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건 정말 ‘객관적’인 것이고 정확한 원인을 모르더라도 그건 자신이 모르는 게 아니라 의료계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제가 “아 근데 여기가 아픈 건 다른 곳이 아파서 그렇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을 때 단번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떨떠름하게 검사해 주는 걸 보며

'내가 아픈 걸 미안해해야 하는건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온 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들의 오진은 누가 알려줄까? 통계는 내는걸까? 궁금해 하면서도

한편으로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에 만족하라는 어디서 왔는지 모를 압박감도 느꼈습니다.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해 더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어 버린 것 같지만

모든 아픔엔 원인이 있다는 위로를 얻었으니 그만 됐지 싶기도 합니다.

 

'그냥 내가 의사 할까..?'라는 건방진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갑자기 안 보이면 의대로 진학했다고 생각해 주세요.(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