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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낙태죄 전면폐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참여
조회수:105
2020-10-26 11:35:33

 

 

 

<낙태죄 전면폐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 군포여성민우회도 함께했습니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낙태죄의 처벌조항은 그대로 유지시키며 허용범위는 넓혀주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국가의 허락도 금지도 필요없다"고 즉각 외쳤습니다.  이런 우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정부는 지금껏 그래왔던 대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낙태죄 전면폐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는 이러한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분노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왜 낙태죄가 폐지되어야 하는지, 왜 여성에게 안전한 재생산권이 보장되어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했습니다.

현장에는 화나고 억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정부를 향해 발언하겠다는 뜨거운 의지로 가득했습니다. 

 

아래는 군포여성민우회 활동가 도니와 희동이의 발언문입니다. 함께 읽고 회원분들의 이야기도 더해주세요!!

 

- 희동이

 

임신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행복해하는 사람을 얼마나 있을까?

 

34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임신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두려움이었다. 애는 생기면 다 크게 되있어 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이 더 무섭게 했다. 우린 상황과 환경이 다 다른데도 그렇게 던지는 말에 나는 맞았고 아팠다.

 

월경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 되었다함을 알리는 신호라고 배웠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지금은 더 이른 나이때부터 결혼 전까지는 임신을 하지 않게 조심해야하는 몸이라고 그 몸은 스스로 지켜야하고 예방하라고 했다

 

술을 마시고 기억이 나지않는 성관계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 그 다음 월경주기까지 극심한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만약 임신이라면 난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 병원은 어디에 있을까? 내 수중에 돈은 얼마나 있지? 부모님이 아시면 난 살아날 수 있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 해야했고 전전긍긍하다보면 나를 더 애태우려하는지 예정일보다 몇일이 더 지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럴때마다 자궁을 떼버리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섹스는 혼자하는게 아닌데 콘돔을 끼고 피임약을 복용한다고 해도 100프로 피임은 없는데 왜 임신에 대한 걱정은 여성만이 해야하는가?

 

성경에서 하와가 뱀에께 꿰어 아담을 동조시켜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은 그런 하와에게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벌로 주셨다. 그런 하나님이 미웠다

 

차라리 남성에게 임신과 출산의 고통이 있었다면 지금과 달랐을까?

 

많은 여성들이 임신중지를 이유로 협박을 받는다. 그렇게 또 여성은 폭력상황에 놓이게 되며 임신과 임신중지 사이에서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여성은 본인이 보호자임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보호자의 동의와 사인까지 또 구해야 한다. 또한 임신중지에 대한 죄책감까지 가져야 하는 사회이다.

 

나에게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결정할 수 없다면 도대체 누가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저출생이 여성의 경제와 노동의 진출이 원인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그래서 출생율울 높일 수 있겠는가?

 

할 수만 있다면 자궁을 붙여 내가 원할 때에 임신을 하고 원하지 않을 땐 떼서 임신을 막고 싶다.

 

월경의 혈조차 그냥 꽉 조이면 안나오지 않아? 라고 말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이런 성교육의 부재속에서  피임이 뭔지도 모르는 싸튀충에게 포괄적성교육을 좀 배우고 오라고 그리고 자궁을 붙여주고 입장바꿔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여성의 몸은 국가의 소유가 아니다

 

여성이 죄라면 범인은 국가이다

 

 -도니

 

정부의 ‘낙태죄 유지’ 입법 예고안에 대한 여성학자 권김현영 선생님의 칼럼이 매우 공감되었다. 그 글은 출산 정책 아래 태어난 딸로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이 서술되어 있었다. 시대와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칼럼의 서술된 내용과 나의 경험은 놀랄만큼 닮아있었다.

 

내가 태어난 1996년은 국가의 가족계획의 목표였던 출산율 2.1명이 초과달성되어 1.7명 수준의 출산율이 지속되고 있었고 때문에 국가차원의 출산 억제 정책이 종결되었던 해였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둘만 낳아 잘기르자’ 표어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가족의 경제 사정이 세아이를 키우기에는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셋째아이 출산을 두고 고민하던 아들 부부에게 나의 친할아버지는 아이를 낳으라고 압박을 넣으셨다. 내가 태어난 것이 할아버지의 말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어린 나에게 아주 자주 할아버지는 이 일화를 얘기해주셨다. 나는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어려웠던 것 같다.

 

특히 이 얘기를 듣고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이 복잡했다. 3명의 육아를 홀로 담당하고 있던 엄마의 피곤한 얼굴에 대고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미안해해야 하는지, 셋째아이가 아들이 아니라서 서운했다는 엄마에게 아들보다 실속 있는 막내딸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권김현영 선생님의 말처럼 성차별 사회에서 딸의 탄생은 온전히 축하받지 못할 일이었고, 독박육아를 감당하는 여성에게 임신은 어떤 좌절이나 고통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런 현실을 빼놓고 낙태죄를 오직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이기적)권리의 대치로 설명하는 것은 부정의하다.

 

무엇보다 지금껏 시행된 가족계획은 세금을 착실히 내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정상인’을 확보하겠다는 국가의 의지가 관철된 것이었고 여기서 태아의 생명권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계획 하에 동의없이 이루어진 불임수술, 장애인 등 시설 거주인에 대한 강제불임/낙태시술 등이 조직적으로 행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을 뼈대로 하는 국가의 ‘인구정책’은 국가발전을 위한 ‘질 좋은’ 인구에 어떤 이들을 배제해온 역사에 다름 아니다.

 

지금 정부가 입법예고한 안은 지금껏 국가가 자행해온 차별적 출산정책에 성찰도 반성도 없고, 그동안의 인구정책을 위해 여성의 몸을 통제해왔던 권력을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현실 앞에 단호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국가는 인구정책으로서 여성의 몸이 동원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폐기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라!” “낙태죄 전면폐지하고 여성의 안전한 재생산권에 대한 대책 마련하라” “우린 이전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