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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낙태죄'폐지 그 이후 우리는 '성과 재생산 건강 및 권리보장과 포괄적 성교육의 필요성'
조회수:103
2021-10-19 18:07:45

 

지난 10월 14일 목요일 오후 <‘낙태죄’ 폐지 이후 우리는> 연속강의가 열렸습니다!

 

2강은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보장과 포괄적 성교육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으로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나영정 기획운영위원님이 강의해주셨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진행하며 생생하고 힘있는 강의를 들려주셨는데요!

 

성과 재생산건강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포괄적 성교육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포괄적 성교육의 기본 전제는 무엇일지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 ‘정상적’ 시민되기의 성적요인  

사회에서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것 그러니까 올바른 시민은 누구인가, 행복한 시민이 누구인가 했을 때의 기준으로 항상 성적인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정한 주류적 행복은 정상가족 일부일처 관계를 떠올릴 수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뜯어보면 정상가족 내 남성중심적인 질서 안에서 여성이 수동적인 방식으로 남성의 즐거움을 맞춰주는 것이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성적인 행복일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주류질서 속 만들어 놓은 행복한 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그것과 다른 방식으로 성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성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많고 그래서 문제가 있고 뭔가 특이한’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통념들이 성교육안에서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이것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으면 사회가 얘기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런사람들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선에서 멈추게됩니다. 왜 그런 ‘그런사람’들은 조금 다르게 취급되는지, 왜 ‘그런 사람’은 기준이 아니라 차이로서 남아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회에서 행복할것이라고 기대하는 성과 사회에서 불행하다고 여겨지는 성 사이에는 권력이 있고 위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그런 사람’들에 대한 그 어떤 차이도 없어져야 하고 똑같이 자원이 배분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성적인 권리에 있어서 소수자의 자리에 있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운'이나'선의'에 기반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 때문에 성과 재생산 권리는 권리화가 되어있지 않은 영역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성과 재생산 권리는 ‘0’이기보다는 편중되어 있고 특권화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는 형벌로 성풍속, 타인에 대한 성적침해를 결정

국가는 성과 관련하여 형벌을 통해서 누군가를 범죄자로 지목하고 그럼으로써 낙인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형법의 체계에 들어있고, 대표적으로 <강간과 추행의 죄>, '성풍속'을 지키기 위한 공연음란죄 또는 음화제조/배포의 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성적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형법을 동원한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강간과 추행의 죄가 95년까지는 ‘정조에 관한 죄’였습니다. 이것은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은 순결을 지켜야 하는데 제3자가 ‘부녀’의 의사에 상관없이 정조를 빼앗을 것에 대해서 국가가 처벌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부녀가 정말 정조를 지키려고 했는지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이런 맥락안에서 ‘낙태죄’폐지 운동은 여성이 자신의 결정으로 가부장적 세팅을 넘어서려고 하는 시도로서 굉장히 의미있는 사례인것이죠.

여성운동의 중요한 성과로서 보호해야할 것이 ‘정조’에서 ‘성적자기결정권’으로 변화됐지만 지금도 ‘성적수치심’이 성폭력범죄의 중요한 구성요건이라는 점에서 정조관념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피해를 입은 당사자가 수치심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는 가부장적인 시선에서 만들어진 것이죠. 이러한 사례를 통해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법체계에 가부장적 질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가부장적이고 규범적인 성적질서유지 방식에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저항의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일단 국가는 시민이 원하고 고민하고 접근하기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역할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국가는 오랫동안 모자보건법 등을 통해서 ‘누구를 낳게 하고 누구를 낳지 않게 할 것인가’에서부터 개입해왔습니다. 국가가 ‘정상적인 성적질서’안에서 시민들을 규정할 때 모두를 위한 성적권리는 침해받을 수 있습니다. <셰어>는 이러한 국가적인 개입을 거부하고 성과재생산 권리법안을 통해 모든 개인이 만족스럽고 안전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성생활을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지원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성적권리에 대한역량 기르기 

현재의 성교육은 ‘긍정적인 섹슈얼리티’를 얘기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즐거움과 쾌락에 대한 이야기는 ‘지배와 폭력’이라는 담론의 묻혀 여성과 소수자의 즐거움과 쾌락은 위험과 피해로만 인식가능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에 대해 공부하고 성적인 상황의 위험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성적인 행위 자체가 금지/금기시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적인 상황에서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정보와 교육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모든 개인이 성적인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섹슈얼리티의 위험(risk)와 손해(harm)

성관계로 인한 좁은 의미의 건강상 리스크는 성병(HIV와 STIs)와 원치 않는 임신이며, 예방의 방법은 콘돔사용과 프랩(HIV예방약) 사전/사후 피임약 복용 등이 있습니다. 성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상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준비와 적기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예방의 주체가 예방적 실천을 실행할 수 있는 조건에 있는가를 질문해야 하고, 그 실행을 가로막는 상황, 비용, 접근성, 권력관계, 주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취약성과 같은 것들이 성관계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로서 확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리스크를 가진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불법화거나 낙인화하는 것은 예방과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합의하는 것입니다.  

 

-손해는 근절이 아니라 줄이는 것

리스크가 가능성이라면 손해는 잠재적인 결과이고, 성적인 영역에서 손해감소를 고민하는 이유는 성적행동 자체를 금기시, 범죄시함으로써 손해를 막으려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가로막고, 발생하는 손해에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건강을 비롯해 손해를 가중시키고 사회적인 의제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 그것은 ‘손해’이고, 그 손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것입니다. 이 손해를 복구하기 위해 이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보장되어야 하는지, 손해복구에 필요한 서비스를 누가 어떻게 제공할 것이고 비용은 누가 대야하는지 이런것들이 권리화의 논의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권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권리를 누리기 위한 방법도 있어야 하지만 그 권리를 누리다가 위험에 빠지거나 손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다시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피해자일때에만 최소한으로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피해자가 아니라면 개인의 능력껏 대처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돈이없거나,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성적 실천을 한 사람이라면 손해를 복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죠.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선의 치료, 최대의 회복이 가능한 방안을 누구나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피해에 대해서 해소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 건강을 회복하는 것 낙인을 부여받거나 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차별이 만드는 리스크와 손해

성적 실천을 통해 원치 않는 건강상의 손해를 입은 사실 자체는 삶 전체로 봤을 때는 아주 일부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을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되는 것인데, 성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차별이 심한 사회일 때 이 손해가 다른 삶의 영역에도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성병에 걸린 사실 자체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관계에서 배제당하는 것이 현실일 때 이 손해자체는 차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별의 예방과 철폐, 차별의 피해자를 위한 구제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며 성적낙인과 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고 차별철폐와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실행해야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