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게시글 검색
[후기] 낙태죄폐지 카운트다운 집회후기 #330집회
조회수:156
2019-04-04 10:28:38

지난 3월 30일 토요일,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낙태죄폐지 촉구 집회

 

[카운트다운: 우리가 만드는 낙태죄 폐지 이후의 세계] 후기를 전합니다. 

 

(부제: 대혼란의 날씨 속에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는 집회후기)

 

 

오전부터 스산한 바람이 불며 조금씩 비가 내리던 지난 3월 30일 토요일 오전.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 집회용 무대가 설치되었습니다.

 

 

으슬으슬 추운 날씨 속에 하나 둘, 모이는 사람들 속에

민우회는

집회 전날, 민우회원 나리맛탕님과 함께 집회용 우비 만들기 워크숍에 참여한 회원들과 함께 우비를 입고,

꾸역꾸역 분노의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낙태죄 폐지 열망의 피켓들을 가득 들고, 깃발을 들고,

또 광주에서는 많은 시민분들이 광주여성민우회와 함께 낙폐카(낙태죄폐지를 위한 버스대절)를 타고 모여주셨답니다.

 

  

 

 

 

개회 선언과 함께, 

그동안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에서 낙태죄폐지를 위해 진행해온 활동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2017년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발족한 날로부터,

검은 시위, 기자회견, 대중집회, 국회토론회, 일인시위, 시민들과의 퍼포먼스 등등

가열차게 헌법재판소와 국회,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에 낙태죄 폐지의 뜨거운 목소리를 전달해온 활동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 영상은 유튜브 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9Q_qVUdtLc&feature=youtu.be)

 

 

집회 현장에는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바람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기온 속에

무대에서는 힘찬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첫번째 발언은 광주에서 낙폐카를 타고 올라온 시민 중의 한 분이신,

전남대학교 페미니스트 모임 F:ACT(팩트)의 수진님께서 발언해주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논란이 되었던 ‘가임기 여성 지도’를 기억하십니까? 연령과 지정 성별만을 기준으로 가임기 여성 수를 집계하고 지자체별 순위까지 기재해놓은 아주 황당한 자료였습니다. 더욱 더 황당하고 화가나는 점은 이것이 정부의 지자체 출산율 제고 방안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는 것입니다. 가임기 여성 지도는 여성의 건강, 경제력, 자기결정권 등 여성 개인의 사정들을 고려하지 않고 여성을 한 집단으로 묶어버린 후 단지 ‘자궁을 가진 존재,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존재’ 쯤으로 치부하는 정부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을 자궁으로 보고 있는 정부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잘 만들어 주고 있을까요?

 

현재 출산 지원 정책으로는 공공임대, 아동수당, 배우자 출산 휴가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 낳기 좋은 환경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결국 흔히 말하는 ‘정상 가족’을 위한 것이지 미혼모나 비혼모들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필요합니다. 둘이서 키우기도 벅찬데, 혼자서 키우기는 더 벅찬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몸을 함부로 굴려서 그렇다는 둥 애가 제대로 잘 자랄 수 있냐는 둥 사회에서 미혼모들에게 보내는 반응은 너무나도 뻔합니다.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면서 정작 아이를 낳으니 ‘몸을 함부로 굴린 여자, 사고친 여자’가 되는 사회, 과연 바람직한 사회일까요? 당연히 이런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바람직한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네, 바로 여성들이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낳아 길러내는데 무리가 없는 사회, 지정성별과 연령에 상관없이 아이를 낳기 싫다면 낳지 않을 수 있는 사회입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고, 오늘 이 자리에서 요구합니다.

 

우리는 자궁이 아니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애낳으라고 닦달하지만 말고, 누구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만들어라!


 

 

이어지는 두번째 발언은,

낙태죄를 박살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에너지 뿜뿜 웹자보를 올려주셨던 민주노총의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사서분과장 권혜진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전국의 초,중,고 국공립과 사립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입니다.

 

여러분 혹시 몇 년 전 학교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급식실의 조리사, 조리실무사 선생님들을 가리켜 모 국회의원이 "그냥 밥 하는 아줌마들이다, 밥 하는 아줌마들을 왜 정규직화해야 하느냐"라고 발언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굳이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아도 되고, 임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되고, 비정규직으로 쉽게 쉽게 채용했다가 필요없어지면 자르면 된다구요.

 

밥 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챙기는 일, 매일같이 반복되고 계속되지만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일, 돌봄노동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 노동은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회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낮은 대가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우리 일상에 항상 존재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는, 계속해서 소모될 뿐 돈으로 환산되지 않기에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되는 무임금 노동을 여성에게 전가시키면서 여성의 노동을 하찮게 여겨왔습니다.

 

불안정한 노동과 성차별적 노동환경은 여성을 더욱 가난의 굴레에 몰아넣습니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원치않는 임신을 하고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마음 졸이며 찾아다니고,병가나 연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해 충분히 쉬지도 못한 채 일터에 나가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처지를 말입니다.

 

약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불법촬영물로 여성을 유희로 삼고, 성별임금격차로 여성을 착취하고, 여성 노동을 하찮게 여기며, 낙태죄를 뒤집어씌워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는 다중 차별과 다중 고통의 현장에 바로 여성이 있습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요구하는 여성들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보다 우선될 것은 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차별을 겪지 않을 양질의 일자리, 성평등한 노동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신중절 허용 사유에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이 추가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경제적 사유 추가'는 낙태죄를 유지시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빈곤한 여성에 한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에게만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아이를 낳기 위한 완벽한 여건을 상정해두고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낳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것은 임신중지를 위해 당사자가 스스로 '아이를 낳고 키울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고 제3자에게 허락을 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를 요구받던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던진 말을 기억합니다.

 

"난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입니다.

내 몸은 나의 것입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합니다.

내 몸에 대한 결정을 하기 위해 나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 외에 아무도 나를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2019년을 낙태죄 폐지의 해로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투쟁!


 

 


 

 

비바람 속에 이어진 세 번째 발언은,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사무국장님께서 발언해주셨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려면 함께 갈 친구가, 동료가 필요합니다.

낙태죄 폐지 운동으로 만난 우리들은 임신 중지 자체를 범죄화함으로써 국가가 통제해온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발견하며 동료가 되는 과정을 겪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폐지 이후의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함으로써 폐지가 필요한 이유를 더욱 명백히 해주는 증인들이기도 합니다.

 

허락할 권리를 국가가 독점하며 휘두른 폭력을 기억합니다. 낙태는 불법이라고 허락하지 않으면서, 우생학적 사유가 있는 사람들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에 대해서 모자보건법 14조는 낙태를 허락합니다. 우생학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부적격자를 선별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으로서의 부적격자를 선별하는 것으로 생명을 위계화하는 인구 정책입니다. 전혀 다른 위치에 놓인 듯 보이지만, 이 부적격자의 위치에 10대,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빈곤층 등이 놓여졌고, 임신중지를 처벌하거나 허락하는 방식으로 생명을 위계화 해 왔습니다. 장애인 수용시설은 사생활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연애금지, 자위 금지라는 규칙, 강제 불임시술과 같은 방법으로 노골적으로 재생산 권리를 통제하였던 곳입니다.

 

장애를 좋지 않은 것,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에서, 장애인의 재생산권리는 통제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성적 착취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안전하고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권리, 상황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은 여전히 장애여성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사회는 성적인 욕망을 인정하고, 성적인 실천을 해내가는 데 필요한 사회적 지원, 권리의 행사, 타인과의 관계 맺기 등에는 무관심합니다.

 

임신과 출산 혹은 낙태만이 어떤 사건처럼 되는 것을 반대 합니다. 성과 재생산의 권리는 여러 가지 권리 중에서 따로 떨어진 하나의 권리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삶을 쪼갤 수 없듯이 소수자가 사회에서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한 수많은 권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수자가 자신이 원하는 삶과 관계를 만들기 어렵게 하는 차별과 소외의 문제가 무엇인지, 친밀함을 만들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어떤 부정적인 경험을 겪는지 사회는 알아야 합니다. 삶의 과정 에서 선택과 결정을 둘러싼 수많은 환경과 권리, 지지기반과 관계 안에서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여성으로서 다양한 정체성의 소수자로서 우리는 더 많이 말할 것입니다. 그렇게 나로서, 내 몸이 이 사회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안전하게 선택하고, 지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자유와 평등은 확보될 수 있습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 더 넓은 토론의 장을 열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우리는 나의 경험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폐지 이후 생명과 윤리, 제도를 넘어선 권리화, 수많은 정체성을 가진 모두의 성적 권리와 실천에 대해서 계속 토론해 갈 것입니다. 혼란을 걱정하는, 혼란을 핑계삼는 이들에게 범죄화와 통제가 아니라 소란과 혼란이 토론을 만들고 나와 너를 자유와 평등으로 이끌어 가는 것임을 일깨울 것입니다. 낙태죄는 폐지될 것이고, 서로의 동료가 되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질문과 토론을 멈추지 않고 해나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어서 라일락 님께서 청소년기에 겪었던 임신중지경험을 자유발언을 통해 나눠주셨습니다.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겪었던 부당함과 차별적 현실들을 짚어주시며,

이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낙태죄 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집회 발언 중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말과,

그러한 세계로 나가기 위해,

서로의 동료가 되기위해 더 많은 질문과 토론을 멈추지 않으며 함께 가자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낙태죄 폐지에 함께하는 친구들, 함께하는 동료는 한국에만 있지 않습니다.

임신중지의 비범죄화와 여성의 건강권, 기본권리,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 활동가들, 시민들이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

 

한국의 낙태죄 폐지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연대 메시지를 영상으로 만나본 후,

현장발언을 이어 나갔습니다. (https://youtu.be/4OLyOaRLhaU)

 

 

 

 

점점 추워지는 날씨 속에,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마음은 깊어만 가고,

무대 위에서는 낙태죄폐지 이후,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김진아님의 발언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민지님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16 살 중학교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성교육으로 콘돔에 대한 교육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콘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생김새도 학교에서 배운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낙태죄를 계속 유지하고 낙태죄를 폐지하면 사회가 문란해진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중략)

 

어제 한 뉴스를 봤습니다. 어떤 미성년자 한 여 성이 영유아를 화장실에서 낳고 도주한 사건이 뉴스에 나왔는데요, 이런 사건은 10년전, 20년 전부터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사회는 그 잘못을 도주한 여성에게 돌립니다. 정작 그 여성이 어떤 이유로 어떻게 해서 그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 아무도 묻지 않고 그 여성에게 잘못된 엄 마라고, 책임감 없는 엄마라고 욕합니다. 사회는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여성의 안전조차 보장하지 않고 영유아를 잘 키우기만을 여성에게 원합니다. 여성의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아이를 죽이는 건 나쁜짓이다만 반복하여 가르칩니다. (중략)

 

그러면 여성의 몸에 국가가 가해하는 모든 재앙은 하지 말라고 할 수 없는가요? (중략) 과연 낙태죄는 누구를 위한 법일까요? 낙태죄 폐지가 오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김민지입니다.

 

낙태죄 폐지가 드디어 우리의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로 건강을 잃거나 사망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보건기구가 안전한 임신중지를 제공하는 것은 인권이고 건강을 위한 의료행위임을 천명하면서 2003년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는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는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와 달리 여성의 가임력, 미래의 건강에 위협을 끼치지 않습니다. 약물을 통한 초기 임신중지는 출산보다 안전함이 검증되어 있습니다. ‘낙태죄’로 인해 한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안전한 임신중지의 제공이 어려웠습니다. 한국의 의료진은 임신중지에 대한 최신 지견과 안전한 기술을 잘 모르고 있고, 규제대상이 아닌 성범죄 생존자 등의 사람들에게조차 법원 판결문 등 현실에 맞지 않는 조건을 요구해 왔습니다. 소위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시술할 때조차 임신중지의 최신 지견에 맞지 않으며 더 이상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 소파술을 일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현재 권고되는 흡입술 또는 배출술은 소파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 비율이 낮고, 가임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또한 낙태죄로 인해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약물 역시 한국에서는 처방받을 수 없습니다. 약물을 통한 임신중지가 필요한 여성들은 해외 NGO를 통해 초조하게 몇 주를 기다리며 약을 배송받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을 브로커를 통해 값비싼 가격에 구입해 제대로 된 복약설명도 듣지 못하고 복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여성들에게 이런 부담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안전하게 임신중지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임신중지는 시급을 다투는 의료행위이자, 필수적인 의료행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임신중지의 방법이 달라지고, 위험성도 달라집니다. 임신중지의 가격을 의료기관이 전적으로 결정하는 비보험 체제에서는 고가의 임신중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임신주수가 길어지고, 그 사이 임신중지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기가 막힌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임신중지를 하고 싶어서 임신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임을 시도했으나 원치 않는 임신을 경험합니다. 임신중지는 무책임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임신중지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며 언제나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임신중지는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급여화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프레임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임신중지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닙니다. 임신중지는 건강권이고 의료행위입니다! 의료행위로서의 임신중지를 위해 낙태죄 폐지 이후의 대한민국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의료인 및 예비의료인을 적극 교육하라!

 

의료인에게 임신중지의 원칙과 최신 지견을 교육하고, 의료행위가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안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십시오.

 

하나,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하라!

 

임신중지 약물은 여러 나라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며 충분한 사용례가 축적되고 사용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렴하고 안전한 임신중지와, 여성건강의 향상을 위해 그 동안 '임신중지는 불법'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던 임신중지 약물을 한시라도 빨리 허용해야 합니다.

 

하나, 임신중지와 피임을 보험 급여화하라!

 

임신중지와 피임은 필수적인 의료행위입니다. 임신중지를 겪는 사람에게 임신중지는 필연적인 선택이며, 시급을 다투는 의료행위의 특성상 고가의 비용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됩니다. 임신중지와 피임은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누구나 안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였습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의 세계

낙태죄의 폐지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낙태죄가 사라진 이후의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발언들이 끝난 후

힘찬 박수와 함성과 함께 집회현장에서는 피켓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집회현장에서 나눠진 피켓에는 앞 뒷면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요,

- 낙태죄 위헌

- 낙태죄폐지 새로운세계

 

앞면에서 뒷면으로, [낙태죄 위헌]에서 [낙태죄폐지 새로운세계]로,

피켓 뒤집기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함성과 함께 행진을 시작하려는 찰나,

하늘에서는 갑자기 커다란 우박이 우두두 떨어졌고....(.......이것은 눈물인가요 우박인가요)

드라마틱한 날씨와 함께, 비와 바람과 우박을 뚫고 (어쩐지 너무나 비장해진)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낙태죄폐지 카운트다운"

"새로운세계 지금당장"

 

힘차고 비장한 구호를 외치며, 

거칠고 험악한 날씨를 뚫고,

행진은 헌법재판소 근처 종로경찰서 앞까지 이어졌습니다.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낙 / 태 / 죄 / 폐 / 지' 가 적힌 대형피켓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행진대오는 '낙태죄폐지'를 지나,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로, 유턴하며 -

함께 행진을 진행중인 시민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함성과 구호를 주고받으며,

낙태죄폐지 이후의 세계까지 "함께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이어가며 서로의 동료가 되어줄" 이들과 함께

힘찬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약 3.5km의 긴 행진을 끝내고 돌아온 우리들,

 

파랬다가 흐렸다가 우박이 쏟아지다가 햇빛이 비치다가 난리부르스가 난 하늘은

마치 인구정책의 필요에 따라 둘만 낳으라고 했다가 둘도 많다 했다가,

임신중지수술을 '월경조절술'이라는 이름으로 바꿔부르며 '낙태버스'를 운영하다가

이제는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다시 낙태죄는 처벌을 더 세게 하고, 애는 생기면 무조건 낳으라고 말하는,

국가의 오락가락 고무줄같고도 폭력적인 낙태죄 같았습니다. (....)

 

이제는 낙태죄의 종말, 국가의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와 낙인, 처벌과 도구화로부터의 안녕을 고하고자 하는 우리들.

 

 

집회 마지막 시간은 현장에서의 자유발언에 이어,

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선언문 낭독하는데 엄청난 비가 떨어져 드라마틱한 집회엔딩이 되었다는 것은 안비밀.....)

 

우리는 더 이상 어제와 같은 세상에 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낙태죄를 폐지할 것이다. 국가의 필요에 따라 여성의 몸은 통제하고, 징벌하며, 건강과 삶을 위협해온 역사를 종결할 것이다. 국가가 인구를 줄이기 위해 ‘강제 낙태’와 불임시술을 강요하다가, 다시 저출산 해소라는 명목으로 임신을 중지하는 여성을 비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기만적인 행태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낙태죄를 폐지할 것이며,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들은 더 이상 요구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며, 이제는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직접 그러한 사회로 변화시켜나가고자 한다. 헌법재판소와 정부, 국회는 이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선언문 중)

 

하나. 임신중지를 전면 비범죄화하고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둘. 포괄적 성교육을 보장하고 피임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다.

셋. 약물적 유산유도제를 도입하고 여성건강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넷.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전면 개정으로 인권 억압의 역사를 청산할 것이다.

다섯. 낙인과 차별을 해소하고 모두의 재생산권이 보장되는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낙태가 죄가 되는 어제와 같은 세상에 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2019년, 낙태죄를 반드시 폐지할 것이다. (선언문 중)

 

선언문 전문보기 : http://www.womenlink.or.kr/statements/21811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결 기일로 예정된 4월초가 되었습니다.

낙태죄가 폐지되는 모습을 꼭 함께 보고 싶네요 (주먹불끈)!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판결을 기다립니다.

 

낙태죄의 전면 비범죄화가 되는 그 날 까지,

낙태죄를 폐지하고,

그 누구도 여성의 몸을, 여성의 삶을,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함부로 통제하거나,

처벌하거나, 낙인찍거나, 수단으로 삼지 않는 세계,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그 때까지 더 크게, 더 뜨겁게, 무엇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외치고 싸워나갑시다!

 

*궂은 날씨에도 집회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

*낙태죄 폐지를 위해 끝까지,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

 

 

 

 

 

 

후기글이 못다 전하는,

마치 폭풍과도 같던 세찬 비바람과 우박에도 지지 않았던 -

뜨겁고 뜨거운 현장의 열기와 분위기를 사진으로 전합니다.

아래 멋진 사진들은 김희지 님께서 촬영해주셨습니다. (김희지님 사진 공유 감사드립니다. 아래 사진들은 김희지님의 동의 없이 무단 사용될 수 없습니다.)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사진ⓒ김희지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의 낙태죄 폐지를 위한 활동을 후원하기 위한 소셜펀치 온라인 모금함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집회가 적자가 났어요...) 여러분의 작은 응원과 후원이 큰 힘이 됩니다! 모금소식도 많이 공유해주시고 응원 부탁드려요!

https://www.socialfunch.org/countdownfor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