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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군포시 주민참여예산제도 - '우리 동네 꼭 필요한 사업을 내가 직접 제안할 수 있어요'
군포여성민우회 조회수:68
2021-05-18 16:27:28

 

군포여성민우회의 다양한 지역자치 활동에는 군포시 예산감시 활동, 주민참여예산 제안을 위한 지역탐방, 시의회 모니터링을 기반한 정책 간담회 등이 있습니다.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지원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아래는 2021 군포시 주민참여예산학교 강사팀이 군포시 전지역의 지역자치회,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분과위원회, 지역 커뮤니티 등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강의안을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무엇일까? 지역자치란 어떤 것일까? 성인지적 관점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바라본다는 것은? 등등 강사팀의 다양한 고민들을 집대성(!)한 교육안이기 때문에, 함께 읽고 나누고 싶은 내용이 생기신다면 언제든 군포여성민우회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주민참여? 주민자치?
 
주민참여예산제도에서 주민참여란 주민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돈이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친구들을 불러 맛있는 잔치 음식을 해줄 수도 있고, 빚을 갚을 수도 있고, 기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개개인들이 내리게 된다.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전에는 국가나 시단위별로 예산을 어디에 쓸 것인지 결정하는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면 주민참여예산은 그 권한을 본래 주인인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 곳에 사는 지역민이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직접 제안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예산= 숫자+이야기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또 하나의 중심축은 바로 예산이다.

예산은 숫자로 표기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이야기는 정책으로 나타나고 그 정책은 이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지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산의 쓰임을 보면 좋은 예산이 있는 반면에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참여하지 않으면 예산낭비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우리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어떤 식으로 쓰이면 좋을지 관심을 가지는 과정에서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재정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

 

주민참여예산의 역사

주민참여예산은 1989년 브라질의 뽀르뚜알레그리에서 시작됐다. 부족한 예산에서 지출의 우선순위를 시민이 결정하여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제도이다. UN에서 이를 참여민주주의의 좋은 예로 평가된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며 우리나라는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의무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군포시도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시행해 왔고, 주민참예산의 좋은 사례로는 골목형 소화기, 관내 남성 공공화장실 아기 기저귀 교환대, 노인 뮤지컬단 등이 있다.

 

주민참여예산에서 주민이란 ?

주민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보통 신체가 건강하고, 20살이 넘었고, 가계를 스스로 꾸려가는 사람이 그려질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하나의 지역에는 처해진 상황, 장애의 유무, 성별 등 다양한 특성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고, 그에 따라 각자의 필요도 다양하다. 개개인의 필요는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는 공공의 관점에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각자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평등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턱을 낮추면 새로운 삶들이 들어온다

제주도 서귀포시의 산방산 관람로는 총길이 365m에 계단수 476개의 긴 산행코스이다. 그런데 이 코스의 계단 높이는 20cm로 노약자나 어린이가 통행하기에는 다소 높았다. 이 때문에 미끄러짐과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이에 제주도시는 계단의 높이를 낮추는 정비공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산반산 관람로의 턱이 낮아짐으로써 어린이나 노약자, 관절이나 몸상태가 좋지 못한 많은 건강약자들이 이용하기 수월해졌을 뿐만 아니라 원래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이용하던 사람들도 더욱 안전한 산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제주도의 산방산 외에도 대부분 지역의 많은 시설들은 신체가 건장하고, 장애가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디자인 되어있다. 이 때문에 건강약자이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많은 시설에 대해 정당한 접근권을 제한받는다. 성별에 따라서 공공시설 접근권을 제한받는 사례도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일은 성별에 상관없이 부모 모두 참여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공시설의 기저귀 교환대는 여자 화장실에만 설치되어 있다. 공적 공간에서 양육에 대한 평등한 참여를 뒷받침하지 않는 것은 ‘한쪽 성별만 양육을 담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라는 잘못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평등한 육아 참여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예산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

이처럼 예산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동안 쉽게 보편적이라고 상정해왔던 이미지로서의 주민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생활하는 실제의 주민들의 필요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익을 창출하는 기관은 그동안 보편적이라고 여겨졌지만 실은 특정한 특성(예를 들면 장애가 없으며, 신체가 건장한 사람)을 가진 집단에 불과한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는 누구나 공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특정한 특성을 가진 주민들이 오랫동안 대표성을 띠고 ‘일반적’인 주민으로 상정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 처한(예를 들면 키가 작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한 사람,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사람들의 필요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쉽게 무시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이 적절하게 분배되고 있는지 혹시 특정한 사람에게만 공적 서비스의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성인지 예산이 법적 제도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성인지예산제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서비스가 특정 성별이나 특정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편향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주민참여예산은 그동안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던 사람들이 흔히 하던 오류(산방산 사례를 다시 살펴보면 장애가 없고 신체가 건장한 사람을 ‘일반 주민’이라고 상정하는 것)를 바로잡아 주기에 유용한 제도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에서 쉽게 ‘일반 주민’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해 온 다양한 지역민들이 자신의 필요를 표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개방성 덕분에 제안된 사업들은 성인지적 관점의 정책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그동안 일반 주민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정책제안이 활발해진다면 지역민들이 서로 평등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커진다. 왜냐하면 앞서 보았던 산방산 사례에서 높은 계단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도 더욱 안전한 산행을 즐실 수 있게 된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고려될 때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