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게시글 검색
[후기]신입회원 환영회&세미나 (긴글주의)
군포여성민우회 조회수:747
2021-07-15 18:30:54

 

 

지난 6월 24일 저녁 7시

 

군포여성민우회 신입회원 환영회가 있었습니다!

 

 

 

 

우선 군포여성민우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민우회는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창립부터 현재까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활동을 이어왔는지

 

뜬눈 활동가와, 도니 활동가가 설명해주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민우회원 약속문을

신입회원 분들과 함께 돌아가면 읽었어요.

 

앞으로 세미나를 참여하면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기억하고 임할지

 

민우회원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인지 함께 약속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사회적 지위보다 현재의 안부를

묻기 위해 민우회에서 만든 대안질문을 활용해 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최근 가장 성취감을 느꼈던 순간은?"

"최근 가장 후회됐던 순간은?"

"나의 롤모델은?"

"나만의 성차별적 상황에 대응하는 노하우는?"

등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흥미로운 답변이 오가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타로카드 뽑기와

세미나 참석한 계기를 나누는 시간도 함께 가졌어요~

 

<대안질문과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마늘쫑>

 

 

<돌아가며 자기소개시간~>

 

 

이후에는 민우회 교육장과 사무실 공간을 슬렁슬렁 구경할 겸

*보물찾기*  를 했답니다

 

다들 너무 열성적으로 참여하느라 사진은 없지만ㅎㅎ

마늘쫑이 눈부신 활약을 보이면서

보물찾기짱이 되었어요~

 

 

 

다음으로는 민우 골든벨을 진행했는데요.

 

민우회 소개를 토대로

 

현재 페미니즘 이슈와 중요한 페미니즘 운동들을 훑어보았습니다!

 

 


 

 

민우골든벨을 울려라의

 

주인공은 바로 *민해*님!!

 

 

 

마지막으로 다음주부터 있을 세미나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하고

신입회원 환영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신입회원 세미나 환영회 기념사진>

 

 

[210701 신입회원세미나 1회차]

 

 

"페미니즘의 목표는 권력을 남성으로부터 '탈환'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권력에서 폭력을

제거하고 권력의 의미를 바꾸는 데 있다. 그리고 내 생각에 페미니스트는 답이 없는 두 

선택지에서 억지로 답을 고르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늘리거나 질문 자체를 바꾸는 사람이다.

 

나에게 페미니스트란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진 사람, 알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페미니스트는 올바름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페미니즘이란, 나에게 페미니스트란?

 

돌고래: 친구들이랑 이 얘기를 해본 적이 있다. "너 언제 페미니스트가 됐어?"라는 질문에 

'강남역여성혐오살해사건'이나 '텔레그램디지털성착취사건'을 많이 얘기하더라. 

나는 엄마가 군포여성민우회 활동을 오래 해오고 있는데, 그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 것 같다. 고민을 오래하는 스타일이라 의문이 들면

공부하고 그렇게 되더라 미러링으로서 '한남'이라는 표현도 되게 새롭다, 이런걸 누가 생각했을까

통쾌하게 느끼다가도 내 입으로 꺼내기는 어렵고 뭔가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어서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그러면서 점점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중인 것 같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진화하는 페미니즘'이란 말이 와닿았다.

 

치토스 :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에 대학교 다닐 때가 생각나더라 페미니즘에 대해 전혀 몰랐던

시절에 내가 여성학 수업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민우회에 와서 공부도 

하고 활동도 하게 됐다. 생각보다 페미니스트로서 나의 뿌리가 깊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페미니즘은 그냥 나한테는 삶인 것 같다. 페미니즘이라는 신념이 맥락을 살피는 거고, 

그 안에 권력관계를 살피는 것이라면 그건 계속 바뀌니까 그 자체로 삶이 되는 것 같다.

 

민해 : 페미니즘을 접한 건 고등학생 때이다. 학생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위에서 대학에

들어가면 페미니즘 활동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대학교 새내기 때 바로 학교 총여활동

을 시작했다. 근데 2학년때 갑자기 대부분의 선배들이 졸업을 하면서 되게 많은 부분을 책임지게 

되었다. 그 시기에는 지금 그만두면 우리학교에 여성주의 모임이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그래서 엄청 책임감을 갖고 일했다. 다행히 이후에 후배들이 들어오고 저도 졸업을 

하면서 활동을 마무리했지만 평생 이 주변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마늘쫑 :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화나 우울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구나, 내가 잘못한게 

아니구나 이런 얘기를 페미니즘에서 들을 수 있었다. 굉장히 위로가 됐고, 지금도 페미니즘은

스스로를 위로하고 위해줄 수 있는 큰 힘이다.

 

토마토 : 부모님을 보면서 나는 커서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 

경제력을 가진 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직장생활을 하게 됐고 한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근데 임신을 하니까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하더라, 나를 위해서.

그래서 그 직장을 나오고 강사일이 나한테 맞는 것 같아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게 됐다. 그러다 성폭력예방교육 강의도 진행하게 됐는데 '성을 매개로한 폭력' '젠더' 

'섹슈얼리티' 등 알수록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작년에 독서모임을 4개를 참여했다. 

계속 배우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이 시간들을 통해서 경제력을 가진

힘있는 사람이 되는거나, 남성의 지위를 박탈하는 게 여성주의가 아니구나 내 안의 질문들이 

해결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도니 : 나는 권김현영 선생님이 페미니스트란 선택지를 늘리거나 질문자체를 바꾸는 사람들

이라고 표현한게 마음에 들었다. 내가 만난 페미니즘도 그랬던 것 같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답과

상상 못해봤던 전망? 같은 게 있었다. 가족에 대해서도 엄청 새로운 시각에서 얘기하고, 연애나 

정치에 대해서도 다른 답변을 내놨다. 언제나 질문을 뛰어넘을 준비가 되어있고, 그런 것을 나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거기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자신으로 사는 걸 포기한 적이 없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호함이 있었다. 내 앞에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여성이 있었다.

 

S와 처음으로 눈이 마주친 순간을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모든 운동과 

이념이 특권을 성찰하지 않는 순간 억압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배웠다.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눈을 마주친 순간

 

돌고래 : 여성운동의 방향성에 대해서 부딪히는 상황이 있는 것 같다. 제 주위에도 래디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는 이런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혜화역 시위때도 참여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제한한 것이 의문이 들었지만 참여자로서 우리가 젠더폭력에 함께 대응하고

있다는 순간은 또 소중했다.

 

민해 : 여성인권이 우선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어떻게 봐야할까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로 

여러 주체들이 나온 상황에서 그래도 의미있는 부분을 찾아야 하는 것인지

 

희동이 : '눈이 마주치고 난 후' 글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치마를 입는 것,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제지도 받아본 적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어떤 걸 무릅써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그렇게 나의 특권적위치에 대해

생각해봤다. 장애인권단체에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은 불편함이 있지

단순히 나랑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라. 당연히 면접에서 떨어졌는데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니

아찔하고 생각할 게 많더라

 

도니 : 저는 '무지도 특권이다'라는 말을 해줬던 친구가 생각이 났다. 트랜스젠더는 사회적으로 

'보이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현실적으로 공적 공간에 나오기 어려운 사회문화적 제약, 

차별이 존재한다. 어떤 자리에 있는 사람은 평생 모를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걸 얘기해줬다. 

무지해도 괜찮을 수 있었던 나의 위치는 그래서 특권이 된다. 괜찮을 수 있고, 몰라도 되는 건

차별적 상황에서 비껴나올 수 있는 나의 특권을 유지하는 방식이 된다.

 

돌고래 : 친구 얘기인데 여성학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여성차별 사례를 옆에 있던 프랑스지인에게

말했더니 "중앙아시아 가봐 그런 소리 못해" 이랬다더라 그 프랑스인은 백인 남성으로서 

자신이 특권적 자리에 있는 것을 제대로 인식도 못하고 심각한 차별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것이니 참고 살라는 것인지,,,, 근데 그 프랑스 남성이 중앙아시아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프랑스의 여성 인권이 높다고 말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인도의 강간사건에

특히 분개하고 '후진적'이라 여기는 이런 태도는 현재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성범죄를 생각하면

상당히 모순적이다. 

 

마늘쫑 : 나는 최근의 여러 상황을 접하면서 여성의 범주를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것 아닌가 생각했던 

것 같다. 여성은 무엇인가라고 했을 때 계속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생물학적인 것'으로

여성의 범주를 정한다면 그 기준은 또 성기인가? 그렇다면 사회문화적인 요소로서 젠더를 얘기

해왔던 시간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나도 나의 특권적 위치를 생각해봤다. 한국사회에서

나는 여성일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의해 어느 상황에서는 특권적 위치일 수 있겠다 이런 생각

을 했다. 

 

여성성, 남성성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정체성은 아내나 어머니 딸과 같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여성이 자기 자신에 대해 독립적으로 생각할수록 기존 여성 정체성과 갈등이 생기게 된다.

(중략) 나는 많은 여성이 자신들의 느낌과 경험에 대해 제삼자의 인정을 구하는 걸 종종 본다.

"화낼 만하지 않아?" "기분은 나쁜데, 그래도 될까?" "이것도 성폭력 맞나요?"

타인의 인정없이 자신의 감정을 존중받는 경험이 드물어서 나오는 반응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의심받지도 않고 남성의 남성성을 훼손하지도 않으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분노를

전달하고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돌고래 :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2차성징이 나타나기 전이지 않나 내가 피아노학원에서 알바를

했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이 성별에 따라서 너무나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게 인상깊

었다. 사람이 고양이처럼 단모종, 장모종 이렇게 나눠져 있는게 아닌데 하나같이 여자는 긴머리,

남자는 짧은 머리이더라. 너무 성별이분법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2017년을 지나면서 탈코르셋

운동에 의식적으로 참여했는데 아이들이 "왜 선생님은 화장안해요?" 이런 질문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세상이 많이 안바뀌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연애할때도 남자친구들이 헤어질때 하는

말이 비슷했다. 우리 역할이 많이 바뀐것같아 이랬다. 생각해보니까 연락에 목매지 않고, 

감정표현을 하거나 요구하지 않는게 한국사회에서 연애할 때 '남자의 역할'이더라 연애에서도

성역할이 뚜렷하구나 이런생각

 

마늘쫑 : 어릴 때 피아노 연주회를 해야하는데 화장하고 드레스 입는게 정말 너무 싫었다. 그래서

혼자 바지입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브래지어를 꼭 해야한다는데 그것도 정말 거부감 들었다.

얼마전에 가족끼리 얘기하는데 남동생이 우리 누나는 이미 혼자 탈코하고 있었다고(웃음)

미디어의 역할도 큰것 같다. 교육방송마저도 여성캐릭터, 남성캐릭터가 너무 성역할 고정관념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치토스 : 이렇게 성역할에 대한 문화적 압박이 심하다보니 권김현영 선생님 말대로

'여자답게 헤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뉴스를 보면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남자친구가

위해를 가하는 데이트폭력도 너무 많고, 그런걸 보면서 싫다고, 헤어지자고 말할 수 있는 상황과 

권력이 여성에게 이렇게나 주어지지 않는구나

 

희동이 : 나는 어릴 때 시골에서 되게 천방지축으로 자랐다. 막 여자애가 밥 빨리 먹는다고 혼나고

그랬다. 그래도 꿋꿋히 내가 좋은대로 살았는데 결혼을 하니까 내가 설거지를 해야하더라.

결혼하니까 아이에 대한 압박, 아이는 엄마 품에서 자라야 한다는 통념까지 더 많은 '여성성'이

요구되는 것 같다.

 

민해 : 성역할 고정관념이 너무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뿌리깊다고 생각했던게 막 학교에서 열심히

여성주의 활동을 하다가 집에 와서 스스로 밥 차려먹고 있었다. 근데 누나는 음식을 거의 

안하는데 엄마가 이것가지고 잔소리를 많이했다. 근데 나도 어느샌가 '우리 누나 나중에 결혼하면

어쩌려고 그러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 진짜,,, 그리고 우리집은 제사를 굉장히 빡세게 하는데,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은 여자손을 타면 안된다는 엄청 가부장적인 생각에 의해서, 아빠가 

제사만 되면 상을 정말 떡벌어지게 차린다. 그런거보면 아버지 요리를 저렇게 잘하는데 왜

평소에 저 재능을 썩혀만 두는지 정말 의문이 들고

 

 

[210708 신입회원 세미나 2회차]

 

 

 

 

"역차별이란 연령, 인종, 젠더 등에서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라고 간주되는 다수 그룹에 

속했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경우를 말한다. 역차별이 성립하려면 선행조건으로 차별이

금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는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법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역차별을 주장하려면 차별금지 정책으로 개인이 구체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차별금지법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에게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할

정도의 강제성 있는 차별금지 정책은 사실상 존재하기 어렵다."

 

뜬눈 : 지금 또 여가부 폐지론이 들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역차별 논란이다. 그들은 왜 

여성가족부만 있냐 남성부는 왜 없냐고 한다. 그래서 차별이라고 하는데 이건 원인과 결과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말이다. 여성차별이 있기 때문에 여가부가 있는 거다. 차별이 구조적 문제

이기 때문에 국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여가부가 설립된 것이다. 여가부 없애려면 전제

조건은 성평등이다. 성평등한 세상에서는 여가부가 필요없다.

 

돌고래 : 나는 여대를 다녔는데, 여대도 역차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총장님이

한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여대라는 공간 자체가 소멸을 향해 달려가는 곳이라고, 고등교육에 

있어서 성차별이 있었기에 여대가 생긴것이고, 성차별이 사라진다면 여대도 필요성이 사라질 

거라고. 그니까 여대의 존재는 역차별이 아니라 성차별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민해 : 최근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제천 여성도서관에 대한 인권위의 결정이 이슈이다.

 

마늘쫑 : 제천에 살았어서 제천 여성도서관을 나도 이용해봤다. 남성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출입이 어렵고 이걸로 남성연대가 앞에서 시위하는 것도 보고 그랬다. 제천도서관의 설립취지는 

한 기부자가 여성에게는 오랫동안 교육에 대한 접근권이 차별적으로 주어졌고, 교육기회

평등을 위해 써달라고 한거다 그 뜻을 살려 여성도서관이 만들어진거다. 여성도서관은

여성의 교육기회의 평등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였다.  근데 이 여성도서관이 최근 몇년 사이

남성연대의 많은 공격을 받아왔고 결국 1층은 북카페로 개방하고, 필요한 경우 자료를 요청하면

대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제천여성도서관의 의미는 기부자의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남성의 

배제가 아니라 여성에게 주어졌던 차별적 교육기회에 대한 적극적 대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권위의 결정이 우려스럽다.

 

도니 : 여성 이름이 붙은 도서관에 대해 역차별로 인권위 진정을 넣었고, 인권위 결정이 나온

상황에서 남성연대에게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 같다는 생각. 근데 인권위 결정문을 보고

싶고, 고민이 드는 점도 있는 것 같다. 현재 시점에서 여성의 교육기회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꼭 여성들만 출입이 허용되는 도서관이 필요한가이다. 여성이 공부하고 책을 읽는 것 자체를 

매우 적극적으로 못하게 했던 시기가 있었고, 여성들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위축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학입학률에서도 그렇고, 

사교육 현장에서도 남녀 비율이 그렇게 차이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오히려 지금 시점의 

성차별은 '교육의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지더라도 그것이 실제 사회적 자원으로 연결되지 않는

점인 것 같다. 같은 학력을 가졌다 하더라고 여성은 '왜인지 모르게' 취업이나 승진이 안되는, 

교육이 실질적 자원이 되지 않는다는 점. 그렇다면 맨처음 기부자가 여성의 교육기회의 차별을 

시정해달라는 문제의식을 지금 현재시점에서 해석할 때 지역 여성문인들에게 도서관의 작업실을

무료로 대여해준다던다 다음 책이 나올 수 있도록 펀딩을 해준다거나 이렇게 실제 교육이 

자원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모두 얼마받고 있습니까? - 동일노동 동일임금

 

민해 : 지금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성별뿐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무너진 상황 

복합적인 차별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세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IMF

이후에 흔히 '남성의 일'이라고 불리는 중공업 일자리는 하청구조로의 전환 등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더라도

일자리의 수나 임금은 서비스업 등에 비교해서 잘 유지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봤을 때

아직도 남아있는 성별분업 모델 때문인 것 같다. 남성이 가장으로서 가족구성원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고가

임금격차의 원인이다. 정확히 같은 이유로 주로 여성이 종사하는 서비스직 임금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단순하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기보다 가부장적 질서 해체를 같이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뜬눈 : 지금 다른 일 때문에 일제강점기 여성운동사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남녀임금격차는 남성 100이라면 여성 25수준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일자리 자체가 남성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으로 아예 구조화되었고, 비율 또한 정규직 남성이 100이라면 비정규직은

37 수준이다. 충격적인 수치이다. 여기에 더해 가정 내 가사노동 분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돌봄 노동은 부불노동, 평가절하되고 있는 상황까지 보면 무엇이 달라

졌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돌고래 : 뜬눈 말 들으니까 생각이 났는데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여성의 

사회진출은 과거보다 뚜렷하게 늘어난 반면, 남성의 돌봄분담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지켜지더라도 

여전히 여성이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문제는 남아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 - 낭독회

 

도니 - 타인의 고통에 내가 더 상처받을 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서 피해자의 곁을 지키며 정의롭게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꼭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 분노로 인해 고통에 사로잡히지 않으려면 우리 일상생활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 힘을 길러야 한다. 사랑없이는 분노도 할 수 없다. 시인 조리 그레이엄은

물었다. "진실은 얼마나 멀리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깊이 들여다볼 수 있으며 그러고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는가"

 

분노가 아니라 사랑을 원동력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쑥스러운 말인데 진짜 요즘

고민이 그렇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분노로 인해 고통에 사로잡히지 않고' 계속 곁을

지키는지 틈만 나면 물어보려고 한다. 

 

민해 - 삶과 죽음 하나의 장막

 

"모르는 사람의 죽음이 갑자기 내 삶에 들어올 때가 있다. 한국 근현대사 달력에는 아직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죽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어떤 죽음은 날짜로 변화되어 각인되었다.

4월 3일, 4월 16일, 5월 18일. 죽은 자의 시간은 이렇게 종종 날짜로 새겨졌다. (중략)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은 두 차원에서 윤리적 태도를 요구한다. 하나는 인간은 죽음앞에

평등하다는 걸 마음 깊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나의 삶과 너의 죽음 사이에 아주 얇은

장막만이 있을 뿐이며 이 차이는 그저 우연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걸 기억하라는 요청이다.

이것이 죽음 앞에 사람들이 겸허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결코 평등하지 않은

눈앞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것. 그런 죽음에는 남아 있는 사람 대부분이 빚을 지기 마련이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남은 사람의 삶을 비추는 법안의 이름으로 남은 경우도 있다.'

 

누군가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법안이 되게 많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민식이법이라던가, 김용균법이라던가 그럴때면 이런 일이 왜 반복될까 생각하고 또 한편으로

김용균씨는 보호받지 못할 김용균법 처럼 왜이렇게 제대로된 법이 만들어지기 어려울까도

생각하고

 

돌고래 - 페미니즘 없이 민주주의 없다

 

"하지만 젊은 여성들에 의해 한국 사회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완전히

엉망이 되었을 때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가 도화선이 되었고, 강남역 추모공간에 모인

여성들은 "바로 지금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당장 죽을 수도 있다"며 모였습니다. 저는

이들의 절박한 심정이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급진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고 생각

합니다."

 

일단 여기서 젊은 여성이라고 호명되는 사람들과 되게 동질감을 느낀다. 젊은 여성으로서 저는

강남역 추모공간에는 없었지만 그곳에 분명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했고, 불편한 용기 시위에

가기도 했다. 그 시위도 생물학적 여성들로만 한정지어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 현장에서는 되게 위로받는 느낌이 있었다. 같은 뜻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구나 이런 점에서. 근데 이런 행동들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것이 여성학자

뿐인건건가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렇게 명명해주니까 고맙고 의미있었다.

 

마늘쫑 - 페미니즘 실천은 웃어주지 않는 것에서부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진짜 웃음'이 오가는 가운데 서로를 웃기고 웃는 일이다.

사람들은 페미니스트가 너무 피곤하고 예민하며 엄숙하기만 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페미니스트들은 엄청 웃기고 잘 웃는 사람들이다. '웃어주지 않는 여자'를 논란거리로

만드는 사회에 저항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웃지 않는 여자를 응원하면서 웃는 것.

그리고 기막히게 웃기는 여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이 정말 좋았다. 나도 생각해보니 진짜 웃음이 오가는 상황, 그리고 페미니스트로서

우리 안에 흐르는 즐거움을 되게 좋아한다.

 

별안간 최근에 있었던 '진짜 웃었던' 경험을 나누면서 마지막 세미나를 마무리했습니다!

 

참여자 한줄 후기

 

돌고래 : 안녕하세요 돌고래입니다.

책 한권 함께 읽는 간단한 세미나인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더욱 열띤 논의와 여러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도니 고생많으셨습니다:)

 

민해 : 대학 다닐 때는 '나름' 총여학생회 집행부와 여성주의 모임 활동가로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했는데, 낯선 동네, 낯선 환경 등 새로운 것에 적응하다보니 다 잊고

살게 되더군요. 이번 군포 민우회 신입회원 세미나를 통해 다시금 제 안에 숨어있는 성평등한

세상을 향한 작은 불씨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군포민우회에서 활동하며 이 작은 불씨를

불꽃으로 키워내는 실천을 함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