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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여성주의 예술]영화 '코르사주', 바다에 뛰어듦으로서 비로소 벗게 되다.
군포여성민우회 조회수:743 182.214.100.107
2023-02-09 09:41:41

 




 

바다에 뛰어듦으로서 비로소 벗게 되는 코르사주

 

”어둠은 아름다운거야. 우리를 지켜주지.“ 말타기와 여행을 사랑하는 자유분방한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은 기절할 정도로 몸을 조인 코르사주를 입는다. 생일축하연회에서 모두가 즐거워하며 배불리 먹을 때 그는 먹을 수 없고 먹지 않는다. 모두가 만찬을 즐길 때 오로지 오렌지 슬라이스 2쪽만 먹는다. 늘 죽고싶은 그에게 모두가 말한다. “만수무강 하소서. 황후마마.” 규율과 통제로 얼룩진 삶 속에서 불면과 우울 없이 살긴 힘들기에 아편을 처방받아 고통을 견뎌야할 정도다. 그저 아름다우면 그만인 인형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괴로워 창 밖으로 뛰어내려도 보고, 낙마도 해보지만 자신 대신 말이 죽을 뿐 삶은 질기기만 하다. 그는 온 몸이 묶이고 갇힌 여자, 성병에 걸린 사람, 아이를 잃어 우울이 심한 여자를 정신병원에서 만난다. 또 다른 자신에게 제비꽃사탕을 선물하며 위로를 건네지만 여전히 답답하다. 엘리자벳은 기술과 정치에도 관심이 많지만 황제는 그저 인형을 바랄 뿐이며, 딸 발레리도 아들 요제프도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다. 그나마 같은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사촌이 있어 그녀는 어두운 밤, 물 속에서 춤을 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코르사주를 더 조이라고 명령하던 엘리자벳이 여름별장에서 1kg에 육박하는 머리카락을 잘라내면서 영화는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배부른 식사와 케이크까지 맛본 뒤 그녀는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그의 삶은 욕조에서 시작해서 바다로 끝난다. 숨을 참으며 오히려 죽을 것 같았던 욕조 속 갇힌 삶은 바다에 뛰어들면서 다시 태어나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그제서야 세상의 시선, 다시말하면 가부장제, 즉 코르사주를 벗을 수 있는 것이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그가 펜싱장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장면이 한참동안 화면을 채우며 영화는 끝이 난다. 1878년 엘리자벳이 입었던 코르사주는 2023년 지금도 유효하기에 춤추는 그의 모습이 여성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 코르사주를 벗고 모두 자유로이 춤출 수 있기를 꿈꿔본다. 

글쓴이
홍차/ 페미니즘, 예술, 치유에 관심이 있다. 비건지향 페스코 베지테리안으로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쓴다. 술은 잘 못 마시지만 향긋한 차를 마시며 좋은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게 좋다. 사회학을 공부했지만, 딱히 써먹지는 못하고 시시콜콜한 농담, 영화, 뮤지컬 덕질로 하루 하루 사는 재미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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