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활동
2022년 8월 4일 오전 10시,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권영국 공동행동 상임대표외 시민단체들이
spc파리바게뜨 사태 해결과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를 위한 서울역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의
오체투지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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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투쟁’의 중심엔 늘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2017년 진급상의 성차별에 반발하여 노조(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를 결성하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과 ‘불법파견’ 인정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노사·정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가맹점주·시민사회와 함께 ‘8자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노조는 본사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고용을 받아들인다. 대신 회사는 3년 안에 제빵기사들의 급여를 본사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노동 취약계층(하청·비정규직·여성)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낸, 한국 노동사에서는 보기 드문 성취였습니다.
그후 5년, 여성 제빵기사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움을 이어갑니다.
3월28일부터 5월19일까지 53일간 단식에 나선 임종린 지회장에 이어, 지난달 4일에는 노동자 5명이 또다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단식 31일째를 맞은 8월 3일 4명은 건강 이상으로 중단했고, 1명이 남아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PC는 지난해 4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완료했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합의 당사자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배제한 ‘셀프선언’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 입장입니다.
그간 파리바게뜨 갈등은 ‘불법파견’이나 ‘노조탄압’을 비롯한 부당노동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터에서의 ‘성차별’은 노동 현장을 위태롭게 하는 가려진 요인 중 하나입니다.
유니폼을 갈아입을 탈의실을 마련해줄 것, 임신한 노동자에게 시간 외 근무를 시키지 말 것, 성희롱 성폭력을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 제빵 기사들의 80%는 여성이고, 이들의 투쟁은 ‘노동 문제’인 동시에 ‘여성 문제’가 됩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투쟁을 ‘젠더의 관점’로 보아야 합니다.
여성인권건강분과는 지난달 12일 제빵기사 29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응답자 대부분이 평균 연령 33.5세의 젊은 여성들”이라며 “지금은 젊기 때문에 열악한 노동환경을 버티고 있지만 근속이 길어질수록 쓰러지는 노동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성인권건강분과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조 설립 직후인 2018년 비슷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제빵 노동자 543명(여성 419명)을 조사했었다고 합니다. 그해 임신한 사람의 58.3%가 유산했다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습니다. 여성 직장인의 유산율(23%)의 2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번 여성인권건강분과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빵기사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48.4시간이었습니다. 응답자의 15%는 주 52시간을, 3%는 주 6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모성보호’ 조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임신 도중 태아 검진을 자유롭게 받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은 77.5%에 달했고, 임신 도중 야간근로와 시간 외 근로를 했다는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유산율은 41.7%(12명 중 5명)로 2018년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고강도 육체노동을 하면서도 휴식 시간이나 공간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노동자의 23.3%는 점심 식사를 아예 먹지 않는다고 했고, 42%는 휴게공간도 탈의실도 없는 곳에서 일을 했습니다. 이는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으로 나타납니다. 파리바게뜨 기사들의 산업재해 1년 경험률은 근골격계 질환 49.6%, 피부질환 20.1%, 우울증 9.1%으로 모두 노동자 평균(2017년 근로환경조사 기준)보다 높았다. 하지만 응답자 66.7%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했습니다.
무거운 설탕이나 밀가루를 들려면 근력이 필요한데, 제빵기사들은 이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이 업무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자동 반죽기나 자동 투입기(호이스트) 등이 보급되면 노동 강도를 훨씬 줄일 수 있는데, 결국 문제는 비용입니다. 임대 사업자들은 보통 평당 임대료를 내게 되니까, 설비를 들여놓을 공간을 마련하려면 그만큼 비용이 늘게 됩니다. 제빵사들이 탈의공간이 없어 냉장고 뒤에서 옷을 갈아 입고, 휴게공간이 없어서 벤치에서 쉬는 것 다 그 이유입니다. 점주든 회사든 누군가는 그 비용 부담을 해야하는데 안 하니까,
오롯이 기사들의 노동력에 의존해서 후진적으로 제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조사 참여자의 5.1%가 한달에 1번 이하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는데, 가해자의 절반 이상이 가맹점주입니다. “너는 뚱뚱하니까 네가 경쟁 매장 앞에서 춤을 추면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외모 비하를 하거나 “네가 못가면 (기사) 어머니더러 돈케익에 들어갈 돈을 뽑아오라 하라”고 말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이건 결국 고용주인 회사가 제도로서 규제를 해야하지만 성희롱·성폭력 익명 신고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안돼있다보니 2차 가해도 자주 벌어집니다. 남성인 직속 FMC BMC가 조사를 한다며 피해자에게 수위가 높은 성희롱 발언을 다시 말하게 하거나, 증거가 없으면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하는 식입니다. 이런게 ‘성차별’을 묵인하겠다는 회사의 시그널이 되는 겁니다.
제빵 기사 자격증을 많이 취득한 사람이 여성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만들어진 노동시장 구조도 함께 봐야합니다. 과거 정규직이 하던 업무는 아웃소싱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의 대부분은 여성들이 차지했습니다. 콜센터나 마트, 돌봄 일자리가 대표적이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역시 노조 결성 전에는 하청·비정규직이었고 최저임금도 받질 못했습니다. 말단 기사들은 여성이 많지만 중간관리자는 남성 비율이 더 높은 편입니다. 결국 노동시장의 가장 밑바닥을 채우고 있는 것은 여성인 것입니다.
노동운동 자체가 남성이 기본값으로 되어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 규칙에 따르면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가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하고, 작업환경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고시(제2020-12호)는 ‘근골격계에 부담작업’을 “하루에 10회 이상 25kg 이상의 물체를 드는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 체격과 근력인데, 남녀 기준이 똑같이 25kg인 것입니다. 사업주는 여성 노동자의 특성에 고려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러려면 노동에서도 ‘젠더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8월 8일로, 집단단식 37일차입니다.
spc불매 동참해주십시오.
참고 링크 : [플랫브리핑] 파리바게뜨 투쟁을 왜 ‘여성의 문제’로 봐야할까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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